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양극화되고 있다. 중국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유럽과 북미는 둔화된 모습을 보인다. 2024년 전기차 판매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의 성장률이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등록 대수가 1,162만 대를 돌파하며 전년 대비 39.7% 성장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이 주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충전 인프라 부족, 가격 경쟁력 저하 등의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반면, 중국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인프라 확충으로 전기차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이번 분석에서는 유럽·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원인과 중국 전기차 산업의 독주 배경, 그리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유럽·북미 전기차 시장의 성장 둔화 원인
2023년 유럽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약 310만 대로 전년 대비 1% 감소했다. 유럽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 시장 역시 전기차 판매 증가율이 10.1%에 그쳤으며, 전년(49.1%)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유럽과 북미 시장의 부진 원인은 다음과 같다.
- 충전 인프라 부족
전기차 충전소 확충 속도가 판매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도심과 주요 도로망을 중심으로 충전소는 증가했지만, 여전히 시골 지역이나 교외에서는 충전 인프라가 미흡하다. 이는 소비자들의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 전기차 가격 경쟁력 저하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전기차 가격이 높아졌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 메리트가 크지 않아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부담을 느끼고 있다. - 보조금 축소 및 정책 변화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을 축소하거나 폐지하면서 수요가 줄어들었다. 프랑스와 독일의 경우 친환경차 보조금 정책이 변화하면서 전기차 판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 배터리 원자재 문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리튬, 코발트 등의 가격 변동성이 커지면서 배터리 제조 비용이 상승했다. 이는 전기차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소비자 부담이 증가하는 원인이 되었다.
중국 전기차 시장의 독주 배경
반면, 중국 전기차 시장은 독보적인 성장세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다. 2023년 중국에서 등록된 전기차는 1,162만 대로 전년 대비 39.7% 증가했다. 이처럼 중국이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배경에는 정부 지원, 충전 인프라 확충, 국내 배터리 산업 성장이 있다.
- 강력한 정부 지원 정책
중국 정부는 전기차 산업을 국가 전략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으며,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전기차 보조금뿐만 아니라, 전기차 구매 시 세금 감면, 번호판 우선 발급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여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고 있다. - 압도적인 충전 인프라
중국은 전 세계 급속 충전기의 85%를 보유하고 있다. 2023년 기준 중국 내 공공 급속 충전기 수는 120만 대 이상으로, 유럽과 북미를 합친 것보다 많다. 이처럼 촘촘한 충전 인프라는 전기차 운행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고 있다. - 가격 경쟁력 높은 전기차 모델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은 낮은 가격에 경쟁력 있는 모델을 출시하고 있다. 예를 들어, 비야디(BYD)는 2만 달러 이하의 전기차를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전 세계 배터리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자체적인 배터리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원가 절감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 전기차 가격도 낮출 수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향후 전망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은 중국의 독주와 유럽·북미의 부진이라는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각국은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 충전 인프라 확충
유럽과 북미는 충전소 보급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 특히, 미국은 조 바이든 정부의 ‘전기차 충전소 50만 개 구축 계획’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한다. - 전기차 가격 인하 유도
각국 정부는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보조금 정책을 개선하고, 배터리 원자재 공급망을 강화해야 한다. - 친환경 정책 강화
내연기관차 규제를 강화하고, 전기차 구매를 촉진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유럽연합(EU)은 2035년부터 내연기관차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 자국 전기차 브랜드 육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의 성장에 맞서기 위해 각국은 자국 전기차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야 한다. GM,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은 전기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경쟁력 강화를 위해 연구개발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마무리: 전기차 시장, 중국 독주를 넘어 균형 발전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장은 중국이 독주하고, 유럽과 북미는 성장 둔화라는 상반된 흐름을 보인다. 유럽과 북미 시장의 부진을 극복하려면 충전 인프라 확충, 가격 경쟁력 확보, 정부 지원 강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
앞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전기차 시장의 변화를 주시하며 대응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각국 정부와 기업이 협력하여 균형 있는 전기차 시장 발전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